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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p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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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핸드백
핸드백의 비밀 ..

이 글을 읽고 내 가방이 사람들 북적이는 광장에서 홀라당 뒤집어져 다 들켜버린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저 많은 것들이 한 꺼번에 내 가방에 담겨져 있었던 적은 없었던 듯 하지만(솔직하게 100% 장담은 못하겠다..^^)
적어도 저기 열거던 물건들이 각기 다른 시간에 내 핸드백속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 적은 분명 있었다.

한번은 프라다 깜장배낭에 빨강 플레이볼 양면펜 뚜껑이 열려 한동안 가방속에 손만 집어 넣으면 벌겋게 물이들어 번번이 짜증낸 적도 있었고, 여기저기 널린 영수증에 반성한 적도 스무번은 넘고, 포장지 벗겨진 부러진 껌조각을 찾아낸 적도, 새로 실핀 한통을 더 산 방금 전 상황을 후회하며 여기저기 널린 실핀을 주워모은 적도 있었다.
몇 가지 더 더하자면 무심하게 가방속에 손을 전투적으로 쑤셔넣다 볼펜이나 뽀족한 연필심에 찔린 적도, 널부러진 명함이 손톱밑 연한 살을 쑤셔 고통당한 적도, 소식적 약국에서 낱개포장 약이 접혀진듯 두서없이 접혀진 지폐를 찾아 즐거웠던 적도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백속의 백, 즉 파우치를 아주 이용하지 않는 건 아니다. 
외부로 출장을 간다거나 소개팅을 한다거나, 뭔가 마음을 다잡고 옷매무새를 갖춰야 되는 날이면 의례 한번씩 핸드백 속 찌꺼기들을 털어내고 파우치 및 필통을 끼워넣어 나름 두서있게 정리를 한다. 
하지만, 이런 날이 많지는 않은 관계로 누가 불쑥 내 가방속을 넘보고자 한다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대학시절부터 난 유난히 작은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게 좋았다. 
학생이 학교에 놀러왔냐는 핀잔을 들을지언정 무겁게 이것저것 다 챙겨 들고 다니는 건 정말 피하고 싶었다. 
책은 학교측의 배려에 실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곧죽어도  강의실 복도 사물함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래도 손바닥 두개붙인 것만한 핸드백에도 내가 필요한 건 다 들어갔다. 
핸드폰, 파우더, 립글로스, 지갑, 열쇠꾸러미 끝.
이것보다 조금 더 큰 토드백은 더 알차게 구성했었다. 휴지, 신문 내지는 책 한권에 비가오는 날엔 3단우산까지 챙겨 넣을 수 있었다.
그래도 가방 부피는 꽤나 컴팩트해 친구들은 가끔 내 가방이 도라에몽 요술상자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은 파일집 서너권은 충분히 들어갈만큼 큰 백을 좋아한다.
이건 내가 운전을 하고 다니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선호도다.
최근에 산 타이어만한 가방이 두 개다.
이젠 예전처럼 가방들고 여기저기 싸돌아다닐 시간도 없어졌고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있어야 하니..ㅠㅠ)
아침에 나오면 저녁에야 집에 들어가니 어지간한 물건은 다 챙겨서 나오고 싶어지기도 해서인가보다.
(핸드백 얘기하다 일상 얘기가 나오니 갑자기 맥이 끊어지고 구슬퍼지네.)

갑자기 이얘기 저얘기 늘어놓다보니,
내가 첨에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건지, 어떻게 끝을 맺어야하는지 영 모르겠다.

여자들에게 핸드백얘기는 군대갔나온 남자가 군대에서 공 찬 얘기를 하는 것마냥 무한한 영감과 의욕을 제공하는 소재거리인가보다.

대충 요렇게 얼버무리고 끝내야겠다.
by conpanna | 2007/10/17 15:15 | spac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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